오디션 성공하는 방법 - 대사연습방법 "듣기 와 말하기"

홍대 연습실로 가는 이대 앞에서 신촌로타리까지는 크고 작은 극장이 여러 개 있다. 극장이 여러 개라 상영하는 영화도 다양한 편이다. 그래서 매주 한 편의 영화를 관람하는 본인에게는 영화를 골라 볼 수 있어서 영화 보는 재미가 있다. 게다가 연기지망생 선화와 함께 영화를 관람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더 더욱 신이 나는 일이다.

T : 선화야. 지금까지 영화를 많이 봤을 텐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와 배우는 누구였니?
S : 송강호하고 김상경이 출연한 "살인의 추억"이 재미있었고요, 기억에 남는 배우는 백광호역할을 맡았던 사람이에요.
T : 연극배우 박노식 말이구나. "향숙이"를 좋아하는 정신이상자로 나와, 억울하게 용의자로 지목됐다가 기차에 치여 죽는 역할을 했었지. 워낙 개성이 강한 역할이라 사람들이 많이 기억하지. 그만큼 연기력도 뛰어나고 말이야. 박노식은 이 영화 한편으로 무명이었던 배우 인생이 확 바뀌었단다. 인터넷에 팬클럽이 생기고, 영화의 원작이 되는 연극 '날보러와요'에도 출연하게 되었단다.
S : 아, 그랬구나. 그런데, 영화감독은 어떻게 백광호역할에 딱 맞는 박노식이라는 사람을 찾았을까요?
T : 그건 영화 오디션을 통해서 선발한 거지. 백광호역할에 무려 700명이나 오디션을 봤다고 한단다. 그 중에서 연극배우 박노식이 가장 적임자였던 것이지.
S : 아, 오디션에서 뽑힌 거구나. 그럼 선생님, 연극배우 박노식뿐만 아니라 오디션에서 선발된 사람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발되었나요?
T : 일단, 역할과 이미지가 맞아야하구. 그리고 또 맡은 역할의 캐릭터를 잘 살릴 수 있는 연기력이 있어야지, 특히 신인은 대사를 자연스럽게 말할 줄 알아야 선발될 수 있단다.
S : 그럼요, 선생님, 저는 아직 신인이니까 오디션에서 선발되려면 대사를 잘 해야 되겠네요. 어떻게 하면 대사를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처럼 할 수 있는 지 알려주세요~~

< 대사의 특징 >
대사는 일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일상적인 대화나 말하기와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1) 대사는 일상적인 생활언어인 것 같지만, 작가가 미리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재창조해낸 창작언어로 많은 의미가 압축되고 정제되어 있다.

(2) 대사는 간단명료하고 단순한 것 같지만 인간의 감정을 중심으로 내적 갈등과 행동이 함께 정교하게 짜여져 있어서 그냥 외워서 말할 수 있는 언어가 아니다.

(3) 대사는 왜 이 말을 하는지,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의 6하 원칙에 따라 대사의 의미와 뜻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고, 또 별도의 대사연습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말하기 어렵다.

(4) 대사를 통해서 연기자는 제 3의 인물(캐릭터)을 창조해야 한다.


< 대사연습방법 >
대사연습방법에는 듣기, 말하기와 대사분석 및 암기훈련법이 있다. 이번 호에는 듣기와 말하기 훈련을 중점으로 다룬다.

1) 듣기훈련
연기지망생들에게는 "듣기훈련"이 매우 중요한 연기훈련방법으로 잘 들어야 제대로 말 할 줄 알게 된다. 듣기훈련은 자기가 연기를 하면서 "상대방의 대사를 귀담아 듣는 것"과 함께 다른 배우들의 "대사듣기" 방법이 있다.

A. 상대방의 대사 귀담아 듣기
연기가 서투른 신인들 중에서는 의외로 상대방의 대사를 제대로 듣지 않는 경우를 많이 발견한다. 일부러 안 듣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자기 대사하기에 정신이 없어서 상대방의 대사를 못 듣는 것이다. 연기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대사에 자극 받아 반응하면서 서로의 감정교류 속에 연기를 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어떤 감정인지를 모르고서는 절대 연기를 잘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대본전체를 정독으로 읽으면서 상대방의 대사까지 충분히 읽고 이해하도록 한다. 그리고 난 후 상대 대사 어디에서 자극 받고 내 대사는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찾아내도록 한다. 자극과 반응은 말과 생각과 감정과 행동에 변화를 주고, 긴장감을 조성시켜 갈등을 만들어낸다. 갈등은 극적 재미를 만들어내며, 극적 재미는 관객들이 영화(드라마)를 보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B. 대사듣기
"대본 읽기"를 한 후 "영화(드라마) 보기"와 "대사 듣기"를 함께 해보는 것은 색다른 재미가 있다. 아는 만큼 이해하고, 배운다고 훨씬 영화보기가 재밌고, 연기 공부도 많이 된다. 집에서 비디오를 켜놓고, 눈은 대본을 보면서 귀로만 드라마 속 배우들의 "대사 듣기"에 집중하다보면 연기할 때 책 읽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방법(화술)을 익히는데 도움이 된다. 듣기훈련을 하면서 연기 잘하는 중견연기자들의 대사와 신인배우의 대사를 비교해가며 들어보면, 연기가 서투른 배우가 무엇을, 어떻게, 왜 잘 못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2)말하기 훈련
듣기훈련을 통해 귀를 열었다면 이번에는 말문을 열어야 한다. 말문을 열기 위해서는 평상시 대사를 중얼중얼 외우며 다녀야 하고, 같은 대사를 다양한 상황과 감정으로 변화시키면서 연습해야 한다.

A. 대사 중얼중얼거리기
어느 대학 교수가 미국으로 연기공부를 하러 갔을 때의 일이다, 뉴욕의 길거리를 지날 때마다 중얼중얼 거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미친 사람처럼 피해 다녔는데, 그들은 모두 배우지망생들이었으며, 대사연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그 교수도 길거리 다니며 중얼중얼 대사를 외우고 다니게 되었다고 하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여러분들도 대사를 중얼중얼 외우며 다니기를 바란다. 최소한 외우고 있는 대사가 100개 정도는 돼야 어떠한 오디션에 나가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B. 다양한 상황과 감정으로 대사연습하기
TV탤런트로, CF모델로 성공해서 영화에 진출한 연기자 김정은은 [나의 데뷔시절]이라는 기사에 "연기초년병의 승부는 긴장하느냐 않느냐에 달렸다. 긴장하지 않기 위해선 철저한 준비밖에 없다. 대개 신인 때는 대사 외우기에 바빠 연기는 한가지 밖에 생각 못한다. 그래서 촬영현장에서 PD가 다른 것을 요구하면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게 된다. 나는 여러 상황에 맞는 표정연기와 동작을 준비했고 상대가 대사를 치는 동안 어떤 표정과 행동을 취할지 까지 준비해갔다."며 대사 연습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하였다. 연기지도자인 본인의 생각과 같은 것으로 효과가 매우 높은 방법이다. 여러분들도 한번 따라 해보자.


<연습대사1 >
(전화) 여보세요? 누구야? 목소리가 왜 그래? 난 아닌 줄 알았어, 목소리가 되게 섹시해. 식사는? 식사는 했냐고. 응 나? 먹었지, 닭도리탕. (2000년 사상최대의 오디션 시험대사)

※ 위의 대사를 다양한 상황과 감정표현으로 연습하세요.

1) 웃으면서
2) 울면서
3) 화내면서
4) 짜증내면서
5) 자다가
6) 웃다가 화낸다
7) 화내다가 웃는다
8) 섹시하게
9) 감정 없이 덤덤하게
10) 내 맘대로